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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과 번역의 코티지
이름을 남긴다는 것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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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남긴다는 건. 한정된 시간 속에서 유한한 삶의 결점을 극복한 사람이다.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하늘 아래 내리 쏟는 소나기를 온전히 다 피해내는 행인이 없듯 삶의 여정을 걷는 이에게 예기치 않은 끝은 찾아온다. 시기가 저마다 다를 뿐이다.
하지만 폭삭 젖어버리기 전에 우산을 펼칠 수 있듯 이름을 세상에 남기는 것이란 유한을 무한으로 바꾸고 실현 불가능한 기적을 조그맣게나마 성취하는 과정이다.
작은 액자에 걸려 사람들은 나의 삶과 죽음, 그 가치를 되새긴다.
그 때 떠오르는 한 조각 그리움과 눈물은 한낱 나무 프레임에 지나지 않은 액자를 적시어 물기를 머금는다. 이후에 잘 말려도 젖은 부분은 자국을 남긴다. 그 자국마저 액자가 썩고 닳아 없어지며 이내 역사의 거실에서 사라진다. 결국 사라지는 것은 매한가지지만. 그 의미란 아주 사소하고 허망해 보일지 모르지만. 내가 없을 때도 나를 사랑해주리라는 확신을 안고 사는 삶은 적어도 두렵지 않다. 그저 잊혀지는 이름보다 그대 가슴을 울리는 비극과 울음의 초상이었으면 한다. 그로 인해 나의 죽음은 고작 사라짐이 아니게 될 것이므로.
주어진 시간보다 조금 더 오래 세상에 남는 것. 실존의 불안과 좌절 앞에서 우리가 의연한 까닭은 부질없는 기우라며 고개를 돌리고 무시할 뿐이 아니라 저마다 나름의 이름을 남길 수 있으리라는 희망 때문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오래. 많은 이를 울릴만한 이름으로 남아 있기를. 그런 사람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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